'자유/Med Student'에 해당되는 글 250건
- 2009/02/10 닥블 2차모임 참석기 (12)
- 2009/02/05 졸업 사은회 (10)
- 2009/01/20 [자] 제 73회 의사시험 합격!! [축] (86)
- 2008/12/29 [D-10] 마지막 힘을 내자!! (34)
- 2008/12/08 [D-30] 앞으로 한 달 간 생활계획표 (18)
- 2008/10/28 제 3회 의대생 사랑의 헌혈 릴레이 (18)
- 2008/10/07 [D-93] 국가고시 원서 접수 (28)
- 2008/10/02 [D-98] 후배들이 챙겨준 100일 선물 (8)
- 2008/09/30 [D-100] 국가고시, D-100 (12)
- 2008/09/17 오랜만의 스크럽, 그리고 선택실습 단상 (16)
- 2008/08/31 새 학기의 시작 (6)
- 2008/08/30 안과의 추억 (10)
- 2008/08/28 정형외과의 추억 (2)
- 2008/07/31 Korean Healthlog의 건강한 이벤트 (6)
- 2008/07/30 병원과 까페의 새로운 패러다임, 제너럴 닥터, 제닥 (14)
- 2008/03/27 영상의학과의 추억 (8)
- 2008/03/17 하루종일 가슴사진 (10)
- 2008/03/11 공짜 초음파를 받아보다 (4)
- 2008/03/11 진단검사의학과, 마취통증의학과, 영상의학과 (6)
- 2008/02/14 개강하자마자 시험 -_-;; (8)
제 73회 의사시험을 본지 벌써 열흘이 다 되었다. 최근 몇 년간 합격률을 봐도 거의 90% 이상이 합격하고, 친구들 이야기로도 '다 붙게 되어있다.'느니 '시험지 받아보면 답이 손 들고 있다.'느니, 혹은 '시험 보고 나오면 떨어질 수 없다는 생각이 든다.'는 이야기를 듣긴 했으나, 이번 시험은 내가 공부를 못 하는 탓도 있지만, 전반적으로 어렵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기존 주류 문제 유형이었던 K타입은 손에 꼽을 정도로 나오고, 새로운 A타입으로 가득 찼던 것부터 시작하여, 문제 내용 상으로도 왜인지 내가 공부한 건 쏙쏙 빼고 물어보는 통에 시험 보는 이틀 내내 몸도 마음도 참 많이 힘들었다.
시험을 보고 난 이후에도 마음이 편치 않았는데, 오늘 과대표가 보낸 합격자 발표 조회가 된다는 문자 메세지를 받고, 정말 쿵쾅거리는 가슴을 부여잡고 합격자 확인을 해 본 순간, 위와 같은 화면이 나왔을 때의 그 기쁨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이제 '적어도 돌팔이는 되지 말자.'는 내 나름의 소신을 펴 나가도록 더욱 노력해야 할 때가 온 것이다.
색시를 비롯하여, 양가 부모님, 형제들, 그 외 나를 알고 걱정해 주신 모든 분들 덕분에 이처럼 좋은 결과를 받았다고 생각한다. 며칠 남아있지도 않지만, 마음 편하게 쉴 수 있겠다. 즐거운 설도 보낼 수 있겠고... :)
작년에도 찬바람 불 때 이 행사에 참여했었다. 올해도 우연히 이 행사가 열린다는 것을 기숙사에 걸려있는 포스터를 보고 알고 있다가, 오늘 수업 듣고 집에 오는 길에 병원에 들러 헌혈을 하고 왔다. 워낙 작은 학교고 병원도 크지 않아 많은 사람들이 참여하지는 못 했지만, 그래도 그 규모에 비해서는 꽤 많이 왔었나보다. 나는 마침 점심시간에 갔던지라 실습 도중 점심시간에 짬 내서 나온 3학년 후배들과 잠시 이야기를 하며 앉아 기다려야 했다. 레지던트 선생님 몇 분도 하고 가셨다고 하고, 심지어 병문안 왔던 어느 분도 오셔서 헌혈을 하셨다.
헌혈이 뭐 그리 대단한 것이냐고 하는 사람들도 있다. 사실, 언제나 문제가 되고 있는 대한적십자사의 불투명하고 의혹 많은 운영이 있기도 하다. 그러나, 별로 대단하지도 않은 이 헌혈도 못 해 본다면 나중에 언제 남을 위해서 좋은 일을 해 볼 마음을 가질 수 있겠는가. 헌혈하는 20~30분을 못 내는 지금의 의대생들이, 나중에 전공의가 되어 너무 바빠 밥 먹거나 잘 시간도 없는데 헌혈이나 또 다른 봉사활동을 생각이나 해 볼 수 있겠는가. 먹어본 사람이 맛을 알고 더 잘 먹는다고, 이런 활동도 해 보아야 더 잘 하게 되는 법. 그렇기 때문에, 매우 작고 나약한 도움임에는 틀림없지만, 의대생/의전원생들이 연합하여 이렇게 헌혈 운동을 하는 것은 참으로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일전에도 블로그에서 이야기한 적 있듯, 이렇게 작은 사회적 관심을 잃지 않고 갖는 것이 의대생과 의사들에게 꼭 필요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우선 작은 것부터 시작해야 나중에 더 큰 일도 할 수 있을테니 말이다.
좋은 일 잘 했으니, 이제 국시 공부를 시작해 볼까? :)
p.s. 아무리 찾아도 이번 운동의 포스터를 웹에서 구할 수 없어 그냥 Blood Donation 으로 구글링한 이미지 중 아무거나 올려본다. 댓글로 알려주신 분 덕분에 공식 포스터를 올렸다.
또 p.s. 오늘 헌혈로서 총 헌혈 횟수는 19회.
국시 원서 접수를 하였다. 오늘로 D-93, 지난 D-100이후 벌써 1주일이 지났다. 정규 과정 6년 동안 배운 걸 단 이틀만에 다 평가 받는다는 것이 참으로 쉽지는 않아보이지만, 다들 좋은 결과가 나온다고 하니 그에 힘을 얻고 열심히 해야겠다.
클리앙에서도 원서접수 했다는 글이 올라왔던데, 다 같이 준비 잘 해서 시험 잘 보고 합격하면 참 좋겠다. :)
국시 접수하는데 등록기준지라는 것이 필요하다고 한다. 면허증 발급 시 신원조회에 사용한다는데, 그게 뭔가 해서 찾아보니 예전 본적지가 변경된 것이었다. 본적지는 바꿀 수 없는 반면, 올해부터 새로이 사용되는 등록기준지는 본인이 언제든지 변경할 수 있다고 하는데... 아무튼, 혹시라도 이게 바뀌어 있을까봐 접수 전에 확인해 보려 했다. 그래서 전자정부 사이트에 들어가 봤더니 가족관계증명서던가 하는 걸 받으면 된다고 한다. 그래서 그걸 신청하려고 했더니, 이것저것 설치하라는게 참 많았다. 어쩌겠는가, 설치하기 싫으면 동사무소 찾아가야 하는데.. 그래서 다 설치했더니만, 공인인증서 로그인창이 나와야 하는 그 순간에 인터넷 익스플로러가 다운된다. 몇 번을 다시 시도해봐도 똑같다. 인텔 Core 2 Duo 2.0Ghz의 CPU를 가지고 있는 iMac의 성능이 부족한 것은 아닐터. 램도 2GB나 되는데 말이다. 결국, 동사무소에 가서 200원 내고 가족관계증명서를 열람용으로 발급 받아 확인했다. 예전 본적지랑 같더만....
이게 끝이 아니다. 국시 접수는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 줄여서 국시원에 해야 한다. 첫 화면부터 Active X Control 설치하라고 난리다. 그래서 설치하고 들어갔다. 사진도 제출해야 하고, 이 사진이 면허증에 사용되니 규격 잘 맞추어 제출하란다. 인터넷 접수도 되고 방문접수도 되는데, 사진 크기가 '3cm x 4cm, 해상도 200 pixel/inch'란다. 아니, 파일로 제출해야 하는데, 사진 크기의 제약이 웬말이며(이건 관리의 편의성을 위해 그렇다 치자.), 컴퓨터용 파일 크기가 3cm x 4cm 으로 나오나? 300 x 400 pixel 이라고 하던지 말이야! 그래놓고, 나름대로 응시자의 편의성을 위해 사진편집기와 사용법까지 안내해 놓고 있다. 정확한 사진이 아니면 불이익이 있을 수도 있다는데, 어쩌나... 설치해야지. 원서접수 한 번을 위해 다시는 쓰지 않을 프로그램을 설치했다. 이런거 제일 싫어하는데 말이다. 아무튼, 그래서 졸업사진 찍은 사진관에서 받은 파일을 열었더니, 어래? 어째 잘라내는 틀보다 사진이 더 작다? 이렇게 저렇게 해 보니 해상도가 좀 큰 파일은 오히려 틀보다 작게 불려지는 버그가 있는가보다. :( 그래도, 3cm x 4cm 의 크기가 궁금해 변환을 해 보았다. 변환되어 나온 사진에는 소위 계단현상이 그냥 봐도 보인다. 그래서, 그 파일 열어서 파일 크기를 직접 확인하고, 내가 다른 프로그램으로 다시 똑같은 크기로 줄였다.
아까 공인인증서 로그인 화면에서 IE가 죽는다고 했다. 접수를 했으니 응시료를 내야 하는데, 꽤나 비싸서 22만원이나 한다. 신용카드, 가상계좌입금 등 나름대로 다양한 방법을 갖추어 놓고 있다. 그런데, 신용카드 결제 시 카드 수수료는 응시자가 내야 한단다. 가상계좌입금을 할 때도 수수료가 있는데 그게 다 응시자 부담이다. 여태 수 없이 인터넷에서 각종 결제를 해 봤지만, 현금가와 카드가가 다른 것도 요즘 세상에 웃기고(정확히는 모르지만, 아무튼 현금/카드가를 다르게 판매하면 세금포탈 혐의로 큰일 난다. 국세청에서 찾아올 것이다.), 그걸 응시료에서 해결하지 않고, 응시료 외 수수료로 따로 부담을 시켜버리는 센스라니... 이번 달부터 국세 납부도 카드로 된다지만 알고보면 카드 수수료는 납세자 부담이라는 뉴스에 이어 또 다른 충격이다. 영세업자들에게는 카드수수료 부담시키고, 현금영수증 발행 압력 넣어서 매출 파악 하려고 혈안이 되어있는 정부가, 국세 납부나 국가시험 응시료 납부에 발생하는 수수료는 부담하지 않겠다고? 이런 말도 안 되는 형평성이 있나...
아무튼, 응시료 내고 싶어 은행 홈페이지에 로그인 하려고 해도 IE가 죽어버린다. 각종 Active X 및 IE에 부가로 설치되는 프로그램들을 싹 다 지우고 재부팅 후 해 봐도 계속 죽는다. 이러다 내가 죽지... 결국 모바일뱅킹 신청해서 이걸로 납부했다. 1분도 안 되어서 문자 오더라. 입금 확인 되었다고 말이다. :(
에휴... 국시 원서 접수 했다는 이야기에 잡설만 더 길었다. 이미 사회에서 일 하고 있는 한 친구는 농담 반, 진담 반으로 내게 이런 이야기를 해 준 적이 있다. '사회에서 살아남으려면, 불의를 보고 잘 참아야 해. 불만이 있어도 꾹 참고!' 여름 방학 때 찾아가 잠시 이야기 나누었던 그 때가 떠오르면서, 이 말에 마냥 웃어 넘길 수만은 없는 이 현실이 암담하다.
에잇~! 공부나 해야지!!
우리학교가 아직 그 연륜이 오래되지 않아서 부족한 점이 많긴 하지만, 선택실습을 돌아보면 참 아쉬운 점이 많다. 우선, 실습 기간 자체가 다른 학교에 비해 너무 긴 것도 불만이고, 딱히 하는 것도 없이 학생들을 병원에 잡아 두는 것도 불만이다. 물론, 학교 병원이라고 해도 학생 교육 의무만 있는 것이 아니라 환자 진료 및 수술, 관리, 연구, 강의, 교육 등등 수 많은 업무에 시달리고 계시다는 걸 잘 알지만 말이다. 나이 들어가면서 점점 더 굳어지고 있는 생각 중 하나가 바로, 체제의 문제는 쉽사리 바뀌지 않으며, 체제가 변하지 않으면 개인의 노력으로는 변화의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물론, 개개인의 꾸준한 열정과 노력이 체제의 변화를 이끌어 낼 수는 있지만, 아무래도 실현가능성이 크지 않다는데 생각이 기운다. 나도 이제 나이 들어서 그런건지... 아무튼, 불만 많은 이 선택실습은 없어지면 좋겠고, 정규실습도 그 기간을 줄이고, 압축적으로 운영해 주면 좋겠다. 실습 전 실습에 대한 충분한 교육도 필요하고, 실습 후 국시 공부 할 충분한 시간도 필요하고 말이다.
from ojoyous1's Flickr
벌써 까마닥히 오래 전인 것만 같은 정형외과의 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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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가서 좋은 글 읽고 많이 배우고 있는 Korean Healthlog의 양깡님께서 '독서와 함께 하는 피서'라는 이름의 이벤트를 하신다는 소식을 듣고 얼른 달려가 보았다. 이벤트에 응모하면, 장기려 박사님에 대한 책을 추첨을 통해 보내주신다는 것. 마침 방학도 했겠다, 그냥 놀기 보다는 무언가 좀 읽고 생각하면서 시간을 보내야겠다 생각하는 중이었는데, 잘 되었다 싶어 이렇게 글을 써 본다.
이 이벤트와는 별개로, 의대생이나 의사가 아니더라도, 양깡님의 Korean Healthlog는 즐겨찾기에 추가해 두고 종종 방문해 보시기를 바란다. 일전에 한 포스팅을 통해 의료인의 사회참여에 대해 아쉬움을 표현한 적이 있었는데, 양깡님이야 말로 블로그라는 새로운 매체를 통해 활발한 사회참여를 하고 계신 분이시다. 또한, 닥블이라는 의사들의 팀블로그도 운영하고 계시다.
우리나라 의과대학들, 지금은 의학전문대학원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지만, 아무튼 의사를 양성하고 배출하는 학교의 존재 이유는 한 마디로 '일차 진료가 가능한 인재의 양성'이라고 할 수 있겠다. 어디에서 명확하게 써 놓았거나 누가 이야기 해 준 것을 들은 것은 아니지만, 학교 다니며 나름대로 생각해 보니 이런 것이라는 결론에 도달하게 되었다. 하지만, 현실은? 100이면 99가 일차 진료의로 남지 않고, 수련의/전공의 과정을 통해 전문의로 거듭난다. 이는 전문의라 하면 뭔가 더 잘 알고 대단해 보인다 생각하는 인식에도 기인하지만, 이런 사회적 현상을 바꾸려 하지 않고 그냥 따라가기만 한 의사들의 책임도 한 몫 한다는 생각이다.
이런데 반기를 든 곳이 있다. 이름하여, 제너럴 닥터 General Doctor. 줄여서 제닥. 이름에서도 느껴지는 것처럼 사회로 뛰어든 1차 진료의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미 많은 언론들에서 제닥을 취재했었고, 블로그 스피어에서도 유명하며, 알고 보니 이 분께선 맥 사용자이신데다, 국내의 한 맥 커뮤니티 운영자이시다. 나도 이와 비슷한 생각을 가져본 적이 있고, 용기가 없어 실천까지는 상상도 못 했으나, 이 분은 상상을 현실로 만드신데다, 맥 사용자라는 공통분모(!?) 덕분에 일면식이 없음애도 왜인지 쉽게 친해질 수 있을 것만 같은 느낌이 들었다.
제닥이 온라인이나 언론에서만 다루어진 것은 아니다. 정확한 경로를 알 수는 없으나, 힘들게 수련 받고 있는 상당수의 내 친구들이 이미 제닥을 알고 있었다. 그 친구들을 비난하는 것은 아니지만, 본의 아니게 현 의료 교육 시스템에 맞추어질 수 밖에 없었던 그들의 의견으로는 좋게 말해 신선한 시도라 할 수 있지만, 현실성이 너무 떨어진다는 평이 대부분이었다. 나야 아직 졸업하기 전이니 현실을 몰라 뭐라 더 이야기 할 수 없는 상황이고 말이다. 이렇기에 시간이 나면 제닥을 한 번 찾아가서, 실제로 둘러보기도 하고, 커피도 마시고, 가능하다면 그 곳 선생님들과 이야기를 나눠보고도 싶었다.
서론이 무척 길었는데... :) 어제 제닥을 다녀왔다. 홍대 앞에서 맛있게 밥 먹고 부른 배를 두드리며, 제닥을 찾아가 보았다. 미리 뽑아 간 지도 덕분에 헤매지 않고 잘 찾을 수 있었다. 제닥 건물 앞에 가니 예전에 EBS에서 봤던 다큐멘터리와 똑같은 차가 서 있어서 쉽게 알 수 있었다. :)
들어선 시각은 마침 제닥의 점심 시간이었다. 제닥 선생님들은 지인들과 식사 중이었고, 난 조용히 자리 잡고 앉아 더운 날씨를 이겨보고자 아이스 아메리카노 한 잔을 주문했다. 그러고서 찬찬히 둘러보니, 참으로 아기자기하게 잘 꾸며놓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작은 소품 하나하나 정성이 가지 않은 곳이 없었다. 특히, 요소요소에 자리 잡고 있는 매킨토시나 애플 제품들이 눈길을 끌었다. :) 오디오와 액자를 겸하고 있는 호빵 iMac에서부터, 저 위에 숨겨놓으셨으나 발견한 Cube와 Airport Basestation 등. 혹시나 볼만한 책이 없으면 어쩌나 하는 생각에 가져간 책을 펼치고 읽기 시작했지만, 제닥 안에는 꽤 많은 책들이 있었고, 대강 훑어보니 제닥 선생님들의 관심분야를 엿볼 수 있었다.
내가 좀더 숫기가 있었더라면, 제닥 선생님들과 직접 이야기를 나누었을텐데, 아무리 시도해 보려고 노력해도 발걸음이, 입술이 떨어지지 않아 그냥 커피 마시며 책만 읽었다. :D 지인들이 계셔서 바빠 보이셨고, 그 와중에도 진료 받으시는 분들이 좀 계셨다는 것으로 변명을 해 볼 수 있겠다. 아무래도 일면식도 없는 사람이 갑자기 찾아가 말 걸면 당황하실 수 있다는 자기 위안도 해 보았고 말이다. :)
아이맥에서 나오는 음악들은 제닥 까페의 분위기와 아주 잘 맞았다. 책을 읽거나 대화를 나누는데 방해가 되지 않으면서, 그 음악에 귀 기울이며 감상하기에 딱 좋은, 소위 Easy Listening 용 음악들이 주옥 같이 나오고 있었다. 나중에 그 리스트를 얻어가고 싶을 정도로 말이다. :)
이렇게 시원하고 아늑하며 무언가 정감이 느껴지는 제닥에서 커피를 마시며 책을 읽다가 나가보아야 할 시각이 다 되어 자리에서 일어났다. 이건 참 기우인데, 요즘 현금을 거의 가지고 다니지 않아 커피값을 카드 결제 해야 했으나, 제닥의 이런 분위기 상 혹시 카드결제기가 없으면 어쩌지? 하는 걱정을 잠시 했으나, 예쁜 카운터 뒤에 살짝 숨어있는 카드결제기가 있어, 만약의 경우 근처 ATM으로 뛰어갔다올 생각을 했던 내 걱정은 기우로 끝났다.
제닥을 나오면서, 많은 생각과 의문이 들었다. 물론, 내 지식과 경험, 그리고 영특함의 부족으로 그런 생각과 의문에 모두 자답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벌써 개원, 혹은 개점 1주년을 지난 제닥의 존재만으로도 새로운 패러다임이 살아 있다는 것을 반증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항상 새로운 패러다임은 기존의 패러다임으로부터 곱지 않은 눈초리를 받기 마련이니 말이다.
두서 없는 제닥 방문기였으나, 제닥의 건투를 빈다. 아울러, 배가 너무 불러 정선생님표 옵세 치즈케잌을 먹어볼 수 없어 정말 아쉬웠다. :)
얼마 지나지 않았는데, 벌써 영상의학과 실습 돈 것이 오래 전 일만 같다. 가끔 휴대폰을 꺼내어 사진을 찍어두는데, 마침 영상의학과 돌 때 찍었던 사진들이 있어 기록의 의미로 올려본다. 지날 때야 힘들거나 지루하거나, 혹은 선생님들 눈치 보느라 이런 기록을 못 할 때가 대부분인데, 그래도 이렇게 남겨놓으면 나중에 보고 '아~ 그 땐 그랬지.' 이러면서 그 때 생각하며 살며시 미소 지을 수 있지 않을까 해서... :)
사진 찍을 때만 잠시 저랬던 것이고, 그 외에는 열심히 공부했다!!! 라고 공식적으로 말하고 싶다. :D
사실 작년부터 실습 돌기 시작하면서, 꽤나 많은 사진들을 봐왔지만, 제대로 본 적도 없고 배우기도 어려워서 아직도 뭐가 뭔지 제대로 알지도 못하고 있다. 예전에 심하게 감기 걸렸을 때 학교 병원 응급실에 와서 찍었던 나의 가슴 사진을 보면서 '참 예쁘다~' 하고 감탄만 조금 한 정도랄까. :) 헌데, 오늘 교수님께서 정상 구조에서부터 하나하나 조목조목 알려주시다보니 '옷! 이제 다 알것만 같아!' 하는 착각에 빠지게 될 정도로 정말 친절하고 자세하게 잘 알려주셨다. 거기에다, 가슴사진 Chest X-ray이나 자기공명영상촬영 MRI, 컴퓨터단층활영 CT의 촬영실에도 모두 견학시켜주셔서, 수업 시간에 슬쩍 배우고, 그리고 실습 돌면서 그렇게 촬영한 이미지를 보면서도 잘 알지 못했던 실제 촬영실에서의 일을 알게 되었다. 특히 놀랐던 것은, MRI의 그 강력한 자장은 전원 내린다고 사라지지 않으니 자성에 반응할 수 있는 쇠붙이를 가지고 절대 MRI 촬영실에 들어가면 안 된다는 것, 그리고 나선형컴퓨터단층활영 Spiral CT의 촬영 속도가 정말 빠르다는 것이었다. CT 촬영은 16채널 CT만 봤는데도 그렇게 빨랐는데, 마침 환자가 없어서 못 봤던 64채널 CT는 얼마나 빠를까. :)
오전에 정상구조를 익혔으니, 오후에는 비정상 구조에 대해 혼자 고민해 보고, 모르는 PK들끼리 토의해 보고, 마지막으로 교수님의 코멘트와 질의/답변 시간을 가졌다. 그 전에 자기 소개 시간이 있었는데, 그 동안 전혀 알지 못했던 교수님의 개인적인 면들에 대해서 이야기 해 주셨고, 우리도 한 명 한 명 그렇게 했다. 나중에 교수님 말씀을 들어보니, 이렇게 서로의 마음을 열어놓는 자기 소개를 하고나면 서로에 대한 관심도 증대될 뿐만 아니라 교육 효과도 매우 뛰어나다고 한다. 그래서, 내가 평소와는 다른 열의만 보였던걸까? :) 아, 열의만 보였다. 열의만! :D
지난 주에서부터 영상의학과의 매력에 대해 조금씩 느껴보고 있었는데, 오늘을 계기로 그 매력이 더욱 크게 가다왔다. 어찌보면 하얗고 까맣게 밖에 안 보이는 영상을 가지고 어쩜 저리도 많은 이야기를 할 수 있고, 그 이야기로 끝나는 것이 아닌 환자 치료 방향 결정에 있어서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는지... 아무튼, 영상의학과 멋지다. :)
오늘 대부분 환자들은 초음파 받으러 오신 분들이었는데, 교수님께서 좋아하시는 Rotator Cuff를 봐야 하는 환자가 딱 한 명 예약되어있는데, 연락이 되지 않는거다. 그래서, 마침 한 달 정도 된 어깨의 통증을 가지고 있던 내가 자원을 하여 어깨 초음파를 받아보게 되었다. :) 한쪽 어깨를 다 드러내야 하고, 초음파 모니터와 내가 앉은 방향이 달라 모니터 보는데 어려웠지만, 환자에게 초음파를 하면서는 하기 어려운 설명을 차근차근 다 해 주셔서 초음파를 당하면서 설명을 들을 때에는 '아~ 그렇구나.' 하면서 머리를 끄덕였는데, 블로그에 글을 쓰려고 웹에서 이미지 검색을 해 보니, 아까 들었던 설명은 다 잊어버린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_-;; 심지어, 매번 환자들만 보시다가 정상의 어깨를 보시더니만, 교과서에 넣거나 강의 자료로 활용해도 좋을만큼 잘 보인다고 교수님께서 감탄을 하시며 알려주셨는데.... 아무튼, 별다른 이상 소견은 없다시면서, 방학 동안 하도 인터넷 하고 놀아서 그런 것으로 보인다고. -_-;;;
그냥, '이런 것도 있구나~' 하고 넘어가야지, 뭐. :)
올해의 실습을 시작하고서 진단검사의학과 1주, 마취통증의학과 2주를 거쳐, 지금은 영상의학과 실습을 하고 있다. 올해에는 소위 마이너 과목들의 실습이라, 실습 과목이 많다보니 보통 한 과목 당 1주일 정도 밖에 되지 않는 실습을 하느라 생각보다 분주하고 정신이 없다. 거기에다 얼마 전부터 시작한 운동 덕분에 더 바쁜 듯 하다.
교수님들이나 레지던트 선생님들께서도 무언가 많이 알아가기 보다는 이 과에서는 이런 일을 하는구나 하는 것 정도와 족보만이라도 한 번 보고 지나가라고 해 주신다. 물론, 교수님 따라 좀더 많은 것을 요구하시는 분들도 계시지만... :) 그래도, 매일매일 새로운 것들을 보고 경험하고, 아무래도 작년의 실습보다는 육체적/정신적으로 조금 덜 힘들어서 실습에 재미도 느끼고 그렇다. 게다가, 오늘은 실습인생 1년만에 처음으로 교수님으로부터 공부 좀 하는 학생이라는 평을 받기도 했다!! :D 사실은, 어제와 오늘 오전 실습 스케쥴 상 영상의학과 중 유방 파트를 계속해서 돌다보니 어제 담당 교수님으로부터 들어 알고 있었던 것인데 말이다.
아무튼, 알면 알 수록 모르겠고 어렵고 복잡한 것이 바로 인체라는 생각이 점점 더 많이 든다.
그렇지 않아도 개강 때문에 우울한데, 시험 때문에 더욱 우울해졌다!!



